올해 8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항소법원(CAFC)은, 카이트파마(Kite Pharma, Inc.)로 하여금 주노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s, Inc., 이하 "주노")에 1조4천억원을 배상하도록 한 캘리포니아 지방 법원의 판결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카이트파마와 주노테라퓨틱스는 각각 대형제약사인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와 브리스톨아이어스스큅(BMS)의 자회사이며, 양사 모두 항암면역세포 치료제인 CAR-T 치료제 개발의 선도 업체입니다.
2019년 12월 캘리포니아 지방 법원은 카이트파마가 주노의 미국특허 제7,446,190호('190특허)를 침해했다고 인정하며 '190특허가 만료되는 2024년까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CAR-T 유전자세포치료제 '예스카타(성분 액시캅타진 실로루셀)' 매출의 27.6%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포함한 7억5200만달러(약 8794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이어 2020년 12월에는 고의 침해를 이유로 배상금을 12억달러로 늘렸습니다.
카이트파마측은 '190특허의 청구항 1의 구성요소 "binding element that specifically interacts with a selected target"가 기술적 구성(구조, 화학식, 화학적 명칭 등)이 아닌 기능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명세서에는 이에 대한 2개의 실시예만을 기재하고 있으므로, 충분한 개수의 대표적인 실시예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 미국특허법상의 기재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배심원단은 카이트파마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반면, CAFC는 2개의 실시예는 대표적인 실시예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실시예의 구조적 특징도 상세한 설명에 충분히 개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기재 요건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하여 카이트파마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주노가 CAFC의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기 때문에, 대법원의 판단이 나올 때 까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만, 특허가 무효가 되고 1조4천억원의 배상액을 한 푼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해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합니다.
경쟁자가 특허를 회피할 수 없게 하기 위해서는 특허청구범위가 넓은 의미의 용어로 꼭 필요한 요소만을 포함하도록 기재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넓은 특허청구범위를 뒷받침할 수 있는 특허발명의 다양한 변형을 풍부하게 기재한 실시예를 상세한 설명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특히 미국특허를 출원할 때 이 점에 매우 유의하여야 하며, 향후 우리나라의 특허 실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풍부한 실시예를 발굴하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명세서를 작성하는 변리사의 능력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음 블로그에서는 체계적으로 많은 실시예를 발굴하기 위해 당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IPLUCY 발명증폭기")를 소개하고 그 사용법을 안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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